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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성'은 어디갔나 - 베리드 스타즈

40002 2020. 8. 2. 22:15

검은방과 회색도시의 수장인 수일배의 신작, 베리드 스타즈.

회색도시 이후 꽤 오랜 기간동안 신작이 없던 그의 커리어에

드디어! 그의 신작이 우리에게 공개되었다.

 

학창시절에 했던 검은방과 회색도시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기에

수일배의 신작, 베리드 스타즈는 너무나도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었다.

특전엔딩 보겠다고 수집요소들을 노가다한 날들이 지금도 내게는 추억이 아닐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나도 아쉬운 작품이다.

수일배가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그런 게임을 지향하는 것도 알고 있고

나는 이 점이 본 게임의 강점이 될거라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너무 과했다.

 

수일배 특유의 문체와 센스는 여전하였다. 

특유의 라이트 노벨스러운 스타일과 연출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전하였고

사이에 나오는 드립 또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였다.

 

그런데, 게임이 너무나도 지루하다.

베리드 스타즈가 물론 이야기로 풀어가는 게임이긴하나

너무 지루한 나머지 A키 연타하다고 졸뻔한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러한 문제는 다음의 두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1) 긴장감 넘치는 이벤트 및 게임 요소의 부재.

2) 한정된 공간 속에서 진행되는 게임 플룻.

 

베리드 스타즈와 결이 비슷한 회색도시가 그나마 덜 지루했던 것은

사이사이에 있는 이벤트를 통하여 플레이어에게 지루함을 환기시켜주었던 점과

게임 플롯의 다채로움에 있었는데.. 본 게임에서는 이를 살리지 못하였다.

 

그리고 스토리가 뭐랄까 매번 새롭기라도 하면 괜찮은데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생각보다 캐릭터들간의 많은 인터렉션이 필요했다.

즉, 플레이어가 하는 플레이보다 스토리의 전개 속도가 느렸다. (특히 초반부가)

 

SNS라는 요소, 호감도의 도입 등이 어느정도 신선함을 주기는 하였다.

그러나, 앞서 말한 지루한 과정을 덮기에는 많이 부족했고

현재의 평에 도달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래 준비한 작품이고 그만큼 가격도 있는 작품이기에 게임 볼륨이 많긴하나

이러한 게임 볼륨이 단순 노가다가 아닌 '게임성'으로 채워져야하는데

그러하지 않은 것이 나는 정말로 아쉬웠다.

 

현재의 문제점으로 미루어보아

나는 차라리 현재의 노선에서 게임성을 조금 추가하고 스토리의 볼륨을 확 줄인채로

전체적으로 라이트하게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어떨까란 생각도 들었다.

 

차기 작품의 떡밥을 풀풀 품기며 마무리 지은 베리드 스타즈.

다음 작품이 무엇이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본 작품의 결과를 통해 배움의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후일담.

기대가 많았던 작품이어서 그랬는지 이야기가 좀 길어지고 장황해졌다.

10년간 함께한 수일배의 게임이니 그만큼 기대감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오가는 학원셔틀 안에서 형들의 폰을 빌려 검은방1,2를 플레이하던 그 날들.

핸드폰이 생기고나서 부모님 몰래 결재하여 플레이했던 검은방 3,4.

천천히 오픈되는 스토리 때문에 답답하면서도 결국에는 끝까지 플레이한 회색도시까지.

중학교 국어시간 때 검은방 펜픽을 수행평가로 제출할 정도였으니.. 더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본 리뷰를 쓰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본인이 10년간 좋아했던 프렌차이즈가 이렇게 아쉬우니 말이다.

그러하기에 부디 차기작은 조금 더 변화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왔으면 좋겠다.

물론, 차기작이 별로라고 해도 난 꿋꿋이 플레이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