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 때는 쉬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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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점검.

40002 2023. 9. 29. 03:13

쉰지 좀 됐다. 회복..이라기보단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시간을 물 쓰듯이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끔씩 있는 고마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막상 중요한 내 결정에 대해서는 많이 미루고 있다. 계속 지금처럼 살지 아니면 새로운 활로를 찾을지를 결정해야하는데 막상 대면하기 싫어서 미루고 있다. 아주 전형적인 나다. 이 시간동안에 조금은 이 전형적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이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좋아하는 것을 좇으며 살아왔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다. 다만 나를 태우면서까지 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해야할 지는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나는 행복하다'는 가설이 언제부터인지 반례들로 가득해지기 시작하니 나의 믿음에 안타까움만이 쌓인다. 여전히 좋아하지만 온전한 나를 위해서는 내려줘야하나 싶다.

한편 좋아하는 사람은.. 이제 없지만 이 배경에 나의 부족함뿐만이란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자책을 하자고 해도 어차피 바뀔 것 없는 것 알지만 이 무의미한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새로움을 찾으려고 해도 막상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경우 뿐이니 결론은 나를 향한 손가락질 뿐이다. 손가락질보다는 격려 어린 손길로 나를 어루만져 줘야할 때인데 말이다.

행복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좋아하는 것을 하며 좋아하는 사람과 살 수 있으면 그것이야 말로 행복이라 생각했다. 허나 좋아하는 것에는 그만큼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좋아한 사람에게는 난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었음을 학습하니 결국 난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정말로 비참하게 그지 없다. 돌고 도는 나의 행복론.

그래도 행복하려고 노력한다. 좋은 사람들과 얼굴 맞대며 이야기하고 좋은 이야기거리로 새로운 챕터를 열기도 한다. 이 글도 그런 행복이란 종착역을 위한 하나의 행보라 생각한다. 결국에는 앞서 이야기한 나의 불행한 행복론에서 나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죽을 때까지 모래 주머니 마냥 나와 함께 할 것이라 자부한다. 좋아하는 것을 결국에 추구할 수 없고 누구를 좋아할 수도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해보려고 한다. 혹자는 '생각을 없애!'라 조언해주었지만 그게 나를 정의하는 하나의 색깔이 된지 오래라 내 삶의 그림 속에서 지우기에는 이미 늦은 듯 하다. 난 항상 힘든 길로 걸어왔고 어려운 방식을 자처했다. 이게 나니깐 어쩔 수 없다. 그 힘들고 어려운 과정 속에서 최대한 재미와 행복..까지는 아니여도 옅은 미소정도를 찾으려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