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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연말 느낌 - 국립발레단 본문

Classic/2018

딱 연말 느낌 - 국립발레단

40002 2018. 12. 24. 23:10

연주단체 : 국립발레단


공연내용 : 차이코프스키 호두까기 인형


날짜 및 장소 : 12월 19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홀


눈 내리는 연출이 클래식하지만서도.. 예뻤다


클래식 보는 사람들은 공연 쿨타임이 있어 일정 시간동안 실황을 보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 해진다. 그 때쯤 되면 예당 페이지를 보면서 공연들을 훑는다. '아.. 이건 너무 비싸고, 여건 좀 별로고.'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호두까기 인형. 공연 또 혼자 보러가면 외로울 것 같아 친구들에게 연락해 진짜 오랜만으로 같이 공연을 보게 됐다. 같이의 가치가 가끔씩은 필요한 법. 


전형적인 연말 느낌의 연출/안무가 주를 이뤘다. (안무는 내가 좌지우지 하기 좀 애매하므로 크게 언급을 하지는 않겠다.) 연말 느낌이란게 뭐냐면 '따뜻하고, 화목하고, 가족 중심의'...? 좋은 쪽으로 말하면 그런거고 나쁘게 말하면 유치하게. 이와 같은 결정이 납득이 안 됐던 것은 아닌데, 왜냐면 생각보다 아이들을 데려온 부모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된 관객들을 타겟으로 무대를 설게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그들을 탓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자주 엄마 손 잡고 클래식 공연을 갔었고, 그러니 애들과 부모님을 탓하는 것은 결국 본인에게 손가락이 돌아오는 꼴 밖에 안된다. 그냥 '내 입맛하고는 안 맞았다.' 가 정확한 말일 것 같다.)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잘했는지는 모르겠다. 금관(트럼펫,호른)이 좀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넛배드. 


넛크래커를 처음 전곡을 들어서 그런지 꽤나 좋은 곡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래서 클래식을 듣는다.) 특히 1막 마지막 10분에 나온 곡들은 하나 같이 좋은 곡들 뿐이었다. 특히 코러스가 나오는 파트는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실은 연말 느낌 물씬 나는 연출/안무임에도 불구하고 이 10분만큼은 참 따스하게 봤었다. 내가 다시 어려져 엄마랑 손 잡고 발레라는 것을 처음 보러 왔으면 이런 느낌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훈훈한 호두까기인형이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라인이 확실한 백조의 호수보다는 별로였지만, 호두까기인형도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있어 재밌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