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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굿, 게임성은 글쎄 - Kingdom Rush Vengeance 본문

Game/2018

변화는 굿, 게임성은 글쎄 - Kingdom Rush Vengeance

40002 2018. 11. 23. 22:13

게임명 : Kingdom Rush Vengeance

플랫폼 : 모바일


이렇게 플레이하면 조진겁니다


필자는 모바일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바일 게임을 좋아했었다. 슬라이드 폰이 대세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하던 모바일 게임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실속이 있었고 게임마다의 색깔도 확실했다. 허나 요즘의 모바일 게임들을 보면 어딘가 비슷한 형식에 약간의 변화만을 가미한 작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양산형 게임'들이 즐비해진 것이다. 현 모바일 게임의 수익구조에 의해서 생긴 결과이니 이러한 게임들을 비판할 수는 없지만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이다. 이런 아쉬움 때문인지 모바일 게임과 이별 한지는 꽤 오래됐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허나 몇 가지 예외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Kingdom Rush 시리즈이다. 타워 디팬스 게임인 Kingdom Rush 시리즈는 모바일이란 환경을 가장 잘 이해한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볍고, 진입장벽도 낮고, 아기자기한 디자인이면서도 재미까지 있다. (수익모델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모바일 게임으로가 아닌 그냥 하나의 게임으로 봐도 충분히 잘 만든 게임으로 타워 디팬스 장르에 스토리와 세계관을 추가해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Kingdom Rush, Kingdom Rush Frontiers, Kingdom Rush Origins 이렇게 세 작품들이 출시됐었고 하나 같이 잘 만든 작품으로 다 재미있게 하였다.


서주는 이 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Vengeance (이하 벤젼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벤젼스는 시리즈 여태까지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준 작품으로 '악역이 주인공이 되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앞서 말한 전 작품들에서 적으로 나오던 인물들을 이제는 직접 플레이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은 신선한 변화였고 덕분에 흥미롭게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또 전작들을 다 해본 입장에서 친숙한 캐릭터들이 나올 때마다 반가웠다.


이런 설정 상의 변화 외에도 여러 시스템적인 변화를 주기도 하였다. 기존의 작품들에서는 한 타워에서 두 종류의 최종 타워로 업그레이드가 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즉, 상황에 따라서 타워를 골라가면 됐다. 이번에는 한 타워에서는 한 종류의 최종 타워로만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대신에 이러한 타워 종류를 늘려주었다. (원래는 네 종류의 타워만 존재했지만, 이번에는 무려 16개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타워도 있는 반면 구매를 해야하는 타워도 있다. 충분히 납득할만한 변화였기에 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게임은 결국에 게임성을 봐야한다. 본 시리즈는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세계관을 가졌지만 동시에 꽤나 빡센 난이도를 자랑했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각 스테이지마다 요구하는 타워의 종류가 달랐고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시행착오를 통하여 최적의 타워를 최적의 위치에 배치하여 디팬싱을 했다. 게임 외적인 요소도 좋았지만 게임 자체도 챌린징했던 작품들이었다. 허나 이번 시리즈는 그러하지 않았다. 뉴비들을 의식해서일까, 전반적으로 게임 난이도가 쉬워진 감을 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쓰는 타워만 쓴다.' 였다. 적당한 위치에 '그' 타워만 설치하면 게임을 넘기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실은 예전 작들도 이러한 경향이 있긴 했지만 이번에 유독 심하다.) 뒤로 갈수록 조금씩 올라가는 난이도를 기대했는데 그러하지 않았던 이번 작품.



여태까지 작품들에 여러 변화를 꾀한 작품이다. 사소해보이지만 설정이나 시스템의 변화는 확실히 있었고 꽤나 긍정적으로 난 생각한다. 그러나 게임 자체는 상대적으로 단조로워진 느낌이었다. 스테이지는 달라졌는데 어째 플레이는 매 번 비슷한 그런 느낌이랄까? 못 만든 작품은 아니다. Kingdom Rush 시리즈를 처음 접해본 사람들한테는 충분히 친절하고 재밌는 작품으로 다가오겠지만, 나같은 골수팬들에게는 글쎄..?



사진출처 : Kindom Rush Vengance 공식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