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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깔은 좋은데... - The Wolf Among Us 본문

Game/2018

때깔은 좋은데... - The Wolf Among Us

40002 2018. 11. 24. 22:29

게임명 : The Wolf Among Us

플랫폼 : PC


아기돼지 삼형제에 나오는 늑대가 본 게임의 주인공이다


스팀의 고질적인 문제는 게임이 쌓인다는 것이다. 할인 때 주구장창 사놓고는 끝내 계륵으로 전락해 버린다. 본 게임 <The Wolf Among Us> 또한 그런 게임이 될 뻔하다가 개인방송에서 하게 되어 다시 꺼내게 됐다. TellTale game 사의 작품으로 이제는 다 죽어가는 어드벤쳐/추리 장르의 게임이다. 전래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게임의 등장인물들로 나오는데, 막상 게임은 딮-다크하다. 여러 의미에서 게임의 수위도 높아서 딮-다크한 느낌 자체는 확실히 표현해주고 있다.


게임의 첫 인상은 꽤나 강렬했다. 마치 카툰을 보는 듯한 연출로 이목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색감은 단순했지만 동시에 뚜렷했기에 게임의 초반부를 끌고 가는 좋은 원동력이 됐다. 또 우리가 잘 아는 아기돼지 삼형제, 백설공주 등의 전래동화가 중심이 되기에 익숙한 인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이 현실 세계에서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꽤나 잘 보여주기도 한 작품으로 세계관 역시 매력적이다. 이처럼 본 게임은 좋은 설정으로 시작부터 반은 먹고 들어가는 작품이다.


그러나 다른 극작품들이 그러하듯이 게임 역시 스토리와 캐릭터 묘사가 핵심이다. 아무리 음식이 보기 좋다한들 맛 없으면 결국에 의미가 없다. 게임 역시 좋은 설정과 아이디어로 출발했어도 스토리와 캐릭터 묘사에 실패하면 좋은 게임이라 말할 수 없다. <The Wolf Among Us>는 어떠했는가, 스토리부터 이야기해보자. 본 게임은 동화마을에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늑대의 이야기로, 살인과 그 흑막을 캐가는 이야기다. 분명 초반부까지는 매끄럽게 흘러가는데 뒤로 갈수록 억지로 플레이어를 끌고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힘이 부족했다. 흑막이 무엇인지도 밝혀졌을 때에도 큰 카타르시스 없이 '아..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가는 텐션이었다. 게임 마지막의 논쟁씬은 꽤나 볼만했다만 이를 제외하고는 여타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이 없어서 아쉬웠다.


캐릭터 묘사는 그래도 충실하게 이뤄내려 노력하였다. 플레이어가 선택지를 정하는 게임 방식이기에 어느정도는 플레이어의 주관이 개입이 되어 주인공의 성격을 묘사하게 된다. 그 와중에 고뇌도 하고 결정도 하는 식으로 진행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인공(늑대)을 제외한 주위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덜 됐다는 점이 아쉽다. 생각보다 많은 조연들이 본 작에서는 등장하는데 비중이 있을거라고 여겨지는 캐릭터들을 소모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과 대치되는 인물로서 이용하지 그 조연에 대한 깊은 묘사가 부족하였다. 등장인물이 많아졌기에 생긴 필연적인 결과이긴 하나 (등장인물이 많았던 것도 이해는 되지만) 아쉽게 다가온 것도 사실이었다.



때깔 좋은 살구이나 맛까지 좋은 지는 잘 모르겠다. 흥미로운 설정과 독보적인 연출기법으로 출시된 작품이지만 깊이가 덜해서 아쉽다. 캐릭터를 좀 더 쳐내고 소수의 인물들에 비중을 더 주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ps. 내심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는 작품이지만, 회사가 망해서 이제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사진출처 : https://www.microsoft.com/en-ca/p/the-wolf-among-us/c02sl8lbs5k2?activetab=pivot:overviewt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