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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부스트가 부족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 국가부도의 날 본문

Movie/2018

막판 부스트가 부족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 국가부도의 날

40002 2018. 12. 7. 16:37


영화 명 : 국가부도의 날, 2018

감독 : 최국희

주요 출연진 :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강한 캐릭터로 돌아온 김혜수


본 영화는 세 개의 플롯이 평행하게 진행되면서 IMF 시절에 있었던 단상들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같은 스토리텔링은 자칫하면 영화를 부산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하여금 집중을 못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본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세 개의 플룻을 아우르는 큰 틀을 꽉 잡았기에 3개의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이야기로 다가오게 만든다. 3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큰 그림을 만드는 것이 아닌 큰 그림 안에 3개의 이야기가 있는 구성이었던 것이다. 각 플롯의 캐릭터들 모두 매력적이었고 시대상을 확연히 보여주는 캐릭터들이었기에 영화 중반부까지는 재밌게 봤다. 경제스릴러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온 작품이었고 영화는 이 타이틀에 꽤나 부합하는 흐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초반부의 짱짱한 긴장감을 뒤로하고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처지는 감이 있다. 이는 우리가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는 것이 절대적인 이유일 것이다. 아무리 픽션이라 해도 영화는 역사의 전반적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고 그렇기에 IMF의  손을 들어줄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오히려 감독은 더 텐션을 높여서 영화를 이끌고 갔어야 했을 것이다. 본 영화의 중심이 되는 IMF 협상씬부터는 어째 영화가 질질 끌리다가 큰 사건없이 마무리를 짓는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하나 하자면 유아인의 이미지 소모가 나는 좀 아쉬웠다. 유아인은 입체적인 똘끼가 있는 캐릭터가 어울리는 배우다. 단순히 '나 미친놈이 ㅎㅎ' 보다는 '나.. 실은 미친 놈...이라고 XX!' 처럼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똘끼라고 해야하나. 본 영화에서는 전자에 가깝게 보여지지 않았나 해서 난 아쉬웠다. <버닝>의 여운이 지금까지도 남은 것일수도.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영화의 신파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힘든 시절을 주제로 한 영화인만큼 시대상을 보여주는 신파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본 영화도 그 당시 서민들의 힘듦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넣어 관객들을 더러 울리지 않았나 싶다.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를 질색하는 나지만, 본 영화에서만큼은 ALL-PASS를 주고 싶은 마음이다. IMF를 논하면서 그 당시 힘든 시대상을 빼놓고 말하는 것은 불가하다. 엄연히 역사의 일부이고 이는 간접체험이라는 영화의 취지에도 부합하므로 신파를 넣는 것은 당연하다. 다르게 말하면 필요한 신파였다. 나도 어느정도 공감된 이야기였기에 거부감없이 본 영화의 신파를 접했다. 


괜찮은 한국영화였다. 앞서 말했던 이유들로 하여금 아쉬움이 있기도 했지만 몰입해서 봤었다. 이런 작품들이라도 자주 나오는 한국 영화시장이 됐으면 하지만 올해는 특히 불황이다. 내년을 기대해보자.


사진 출처 : Daum 영화


ps 1. IMF를 실제로 겪어보지 않은 나였기에 영화를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매체로만 본 IMF였기에 영화가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주위 눈물을 참고 있던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오긴 했다. 영화가 어느정도 픽션이 가미된 것도 사실이지만 그 당시 있었던 일들을 기반으로 한 것 역시 사실이다. 내 윗 세대들에 대해서 여러 생각이 들게한 영화였다.


ps 2. 영화를 정치적으로 얽어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난 이런 시각들이 좀 아니꼽다. 만일 영화가 너무나도 정치적으로 제작됐다면 이는 감독의 잘못이니 거르고 보면 된다. 본인의 가치판단 능력정도는 다들 있을테니 감독의 정치적인 이야기를 배제하고 영화를 보면 되는 것이다. 영화는 영화대로 평가하고 사람은 사람대로 평가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이 둘을 절대 나눠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극단적인 판단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