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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는 쉬어가기.
보는 내내 불편했다 - 완벽한 타인 본문
영화 명 : 완벽한 타인, 2018
감독 : 이재규
주요 출연진 :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서로가 서로를 다 알 수 있을까?
올해 들어 유독 거르고 있는 한국영화지만 <완벽한 타인>은 그래도 참신해보였다. 친구끼리 본인의 사생활을 다 공개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불x 친구라도 숨기는 것 하나 없을까? 감독은 이를 위해 핸드폰이라는 매체를 영리하게 활용한다. 현대인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핸드폰에 오는 연락을 다 공개하므로서 '나 이런 사람이다.' 임을 서로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영화는 분명 장르로 코미드를 표방하고 있지만 분명 웃기지만은 않을 터. 어느정도 결말도 예상되는데 여기로 향한 감독의 드라이브 능력도 본 영화의 메인 관람 포인트였다.
감독의 드라이브 실력을 보기 전에 우리의 목적지부터 확실히 해두자. 본 영화의 엔딩은 필연적으로 인물들간의 파멸일 수 밖에 없다. 세상에는 서로에게 비밀 하나 없는 사람이 없을터이니 이는 자명한 이야기다. 또 영화가 어느정도 재미있으려면 극적인 흐름이 필요할 것이니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이것도 당연해 보인다. (물론 훈훈한 엔딩일 수도 있지만... 누가 그런 영화를 보고 싶겠는가.) 영화 역시 이런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작은 오해로 시작한 영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새로운 갈등이 얹어지게 되고 결국 모두가 자멸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무거운 엔딩보다는 가벼운 코미디 장르임을 고수하고 싶었기에 영리한 수로 마무리를 짓는다. 이러한 엔딩이 난 영화를 오히려 더 무게감 있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우리에게도 한 번쯤은 일어날 수 있겠구나.'
아쉽게도 감독은 좋은 운전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아쉽다고 해야하나. 분명 영화는 코미디로 시작해서 진지한 주제로 넘어가면서 영화의 무게를 더해야 했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가 가서도 코미디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계속하여 웃음 포인트를 건드려주었다. 이것이 영화의 반감 요소로 작용하여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중구난방의 느낌을 받기도 했고 가끔씩 훈훈한(?) 연출도 억지로 느껴졌다.
그러나 본 영화의 가장 큰 화두는 정체성을 어떻게 소비했냐가 아닌가 싶다. 코미디는 상황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웃겨야지 특정 대상을 희화화 시키면 안된다. 영화는 정체성을 꽤나 오랫동안 희화화 시켰고 관객들은 이를 웃음의 요소로 소비시켰다. 물론 영화의 마지막에 다달아서는 이럴 목적은 아니었음을 영화는 분명히 밝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그렇기에 난 첫째로 영화의 전달방식에 문제가 있었음을 느꼈고, 둘째로 이를 그대로 소비한 관객들 또한 매우 불편했다. (아니, 역겨웠다) 웃을 부분이 있는거고 아닌 것이 있는거다. 보는 내내 영화관에서 뛰쳐 나가고 싶은 생각도 계속했다.
영화에 대한 아쉬움보다 관객들에게 더 아쉬웠던 영화.
사진출처 :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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