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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의 15분! (딱, 15분만.) - 보헤미안 랩소디 본문

Movie/2018

전율의 15분! (딱, 15분만.) - 보헤미안 랩소디

40002 2018. 12. 3. 19:55

영화 명 :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감독 : 브라이언 싱어

주요 출연진 : 라미 말렉, 조셉 마젤로, 마이크 마이어스, 루시 보인턴


보헤미아너 랩-소디


이번에 갔다온 일본 여행 도중 정말 할게 없어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게 됐다. 한국에서 미루다가 놓친 작품이었는데 지금 아니면 언제 보겠냐라는 심정으로 IMAX로 보았다. 나중에서야 한국에서 본 영화가 대박이 나 지금도 스크린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표 값이 2300엔이었는데 미리 알았더라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Queen의 메인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제작한 전기(傳記) 영화이다. Queen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프레디 머큐리 그를 위한, 그에 의한 영화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영화를 어떻게 보면 좋을까 생각했는데,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영화인만큼 본 영화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프레디 머큐리, 그의 인간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 이렇게 두 가지 관점에서 말이다.


첫 번째 언급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면, 본 영화의 서술은 참으로 안타깝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사람이구나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지만 어째서인지 나에게 와닿지는 않았다. 이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크게 3가지를 고르면 다음과 같다. 1) 전기영화인지라 한 사건에 큰 시간을 할애하기 힘들다. 음악에 관련된 이야기도 해야하기에 더욱 빡빡할 수 밖에. 그러니 인물의 깊은 묘사가 적어졌다. 2) 프레디 머큐리 고유 캐릭터 때문에 생긴 불가피함도 있었다고 본다. 그는 또라이이자 철부지였다. (최소한 내가 알기로는) 내적으로 무거운 고뇌가 있다한들 앞서 말한 캐릭터 때문에 이를 표현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영화 내내 큰 공감이 가지 않았다. 3) 끝으로 영화의 미흡한 연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뭐랄까, 영화 톤이 전체적으로 밝기만하지 깊지 않았다. 단적인 예시로 영화 중반부에서 비를 맞으며 폴과 헤어지는 씬은 뭐랄까 한국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비가 오긴 하는데 '이거 그냥 분위기 만들려고 깔아놓았구나.'로 밖에 해석이 안됐다. 이 씬 말고도 영화 전반적으로 평면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자, 이제 음악적인 면모로 영화 <보헤미란 랩소디>는 어땠나 생각해보자. 냉정하게 말해서 Queen 음악 자체가 좋은지라 정말 멍청하지 않은 이상 쪽박을 칠 수가 없다. 음악이 좋으면 아무리 나쁜 영화도 좋아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고 본 영화도 그랬다. 음악도 영화의 일부인지라 이를 제외하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외하고 말하면 본 영화는 앞 문단에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꽤나 별로였다. (본 영화가 이 정도로 폐급이란 뜻은 절대 아니다. 기대에 못 미쳤다 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Live Aid 씬만큼은 정-말 좋았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바람이 가득해지는 시간이었다. 노래 한 구절, 한 구절을 따라 부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짜릿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영화..라기보다는 콘서트 장에 실제로 왔다는 착각이 계속 들을 정도였으니. 마지막 씬만큼은 다시 영화관에서 두고두고 보고 싶다.


종합해서 말하면 본 영화는 영화로서 불합격이지만, 마지막 씬 하나만큼은 잘 뽑았다고 생각한다. 실은 이게 다이다. 영화는 앞서 말한 프레디 머큐리의 인간적인 그리고 음악적인 두 면을 잘 어우리지도 못했다. 두 스탠스(stance)가 어느정도 교차하면서 하나의 그림을 그려야하는데 그러하지도 못했다. 좋은 오락영화였지만 (이건 1000번 인정한다) 좋은 전기영화였는지는 모르겠다. 기대가 컸던걸까.


ps. 이래서였는지 전에 봤던 <퍼스트맨>이 정말 잘 만든 전기영화임을 깨닫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