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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힙한 거 다 모였다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본문

Movie/2018

세상 힙한 거 다 모였다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40002 2018. 12. 22. 03:30

영화 명 :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2018

감독 : 밥 퍼시케티, 피터 램지, 로드니 로스먼

주요 출연진 : 샤메익 무어, 헤일리 스테인펠드, 니콜라스 케이지, 제이크 존슨, 리브 슈라이버, 마허샬라 알리


세상 힙한 영화의 다섯 명과 한 마리(?)의 주인공들.


구질구질하게 마블 스튜디오에 스파이더맨 안 주고 '우리가 알아서 스파이더맨 작품 만들거야!! 빼애애액!!!' 해서 어메이징 스파이맨 시리즈 말아잡쉈지. 이게 아쉬웠는지 올해는 또 '베놈은 우리의 새로운 희망이 될거야!!! 위-얼-뷔놈.' 라며 또 이타로 베놈도 말아잡쉈지. (신기하게도 흥행은 어느정도 됐다.) 이것도 성에 안 찼는지 애니메이션으로 스파이더맨을 낸다고? 미친거 아니야? 얼마나 스파이더맨을 추락을 시켜야 '어휴 죄송합니다 마블 스튜디오님 ㅇㄲㄴㅇㄲㄴ' 말하며 빌어댈까...... 와 같은 생각으로 본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기대 하나 없었다. 애니메이션 좋아하고, 스파이더맨 좋아하고, 영화 좋아하니깐 본거였다. 


그렇게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든 생각. 


않이?

쏘니야?

이렇게  할 수 있는데, 왜 여태껏 말아 잡순거에요?


이 영화, 진짜 재밌다. 단점이 없다. 스파이더맨 팬이면 팬대로, 팬이 아니면 아닌대로 만족할 수 있게 영화를 만들어 놓은 수작이었다. (난 이것저것까지 다 아는 팬은 아니다.) 어디서부터 칭찬을 해줘야 할 지 모를정도로 영화는 꽤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단연 돋보이는 것은 본 영화의 '힙한 감성'이다. 영화 자체가 그냥 힙-결합체이다. 무슨 뜻이냐면, 사용하는 색감에서부터 연출기법이라던지 사용하는 소재 자체까지 어디 하나 안 힙한 것이 없다. 또 이것들이 한 데 잘 어우러지게 표현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는 내내 '와 영화 진짜 세련되네.' 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예를 들어, 본 영화는 코믹(만화책)에 나오는 자막과 그림체들을 이용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하나의 코믹을 보게 하는 착각을 일으킨다. 단순한 아이디어였지만 이는 엄청나게 신선했고 영화의 힙함에 크게 일조했다. 또 영화 내내 사용되는 카메라 뷰가 기가 막히다. 기가 막힌 뷰에 기가 막힌 캐릭터들의 다이내믹까지. 스파이더 맨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액션들을 다채롭게 볼 수 있으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진짜, 세상 힙한 것들을 이리 힙하게 표현한 영화가 또 있었나.


영화는 속도감 있게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영화의 갈등구조가 단순하고 획일적으로 설정했기에 가능했고 이는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다. 신기하게도 본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부산하지 않다. 이는 특정 캐릭터들을 제외한 다른 캐릭터들의 비중을 꽤나 줄였기에 가능했고 대부분 캐릭터들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게 독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본 영화는 현명하게 사용했다.) 스포일러이기에 크게 언급하지 않겠지만, 영화 중반부에 있는 반전과 그 반전에 대한 빠른 마무리는 함축적으로 스파이더맨이 어떤 캐릭터인지 잘 보여주었다고 본다.


끝으로 본 영화는 과거 유산들에 대한 존경심으로 빚어낸 작품이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코믹들과 여태까지의 스파이더맨 영화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한 편으로는 반성..?ㅋ) 알 수 있었다. 어떤 작품일지라도 탄탄한 베이스가 있어야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시이지 않나 싶다.


<데드풀>을 보면서 '이 영화, 이런 쪽으로는 독보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도 힙함 하나로는 독보적인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작품인데... 과연 소니는 다음 타도 장타를 뽑아 낼 수 있을까? 처음으로 기대가 된다.


사진 출처 : Daum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