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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는 쉬어가기.
여러 얼굴들이 스치는 밤이다. 흐릿해져 가는 상도 있고 뚜렷해지고 싶은 모습도 있으며 그 사이에는 내 형상 또한 있다. 이런 얼굴 저런 얼굴 보며 여러 생각이 나지만 그 누구보다 거울을 봐야할 시간인 것 같다. 혼자임을 다시끔 자각하게 되었다. 훈련소 생활동안 혼자임을 잊고 살아왔는데 막상 일상으로 복귀하니 나와의 시간이 많아졌다. 예전 같았으면 도란도란 스스로와 티키타카하는 걸 좋아했는데 언제부터인가는 피하고 싶은 볼이 되었다. 주위 친구들의 결혼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내 시간이 언제 여기까지 왔는가란 생각도 들고 결혼이란 참으로 큰 축복이 아닌가란 부러움 또한 있다. 하나가 서로 모여 또 다른 하나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2023년은 참으로 고된 연도였다. 내가 빚은 시련이 나를 너무나도 짖눌러 그 존재가 없어질 뻔까지도 했다. 너무 거창하게 말했는데 나는 그냥 불행했다. 자의 반, 타의 반인 불행 속에서 계속 헤엄친 거 같다. 허우적 거리는 내 자신에 대한 고찰은 이제 그만하고 싶으니 생략하고자 한다. 나는 최대한 스스로한테는 용서를 구하되 관대해지지는 않으려고 했고 바깥을 향해서는 거리를 두고자하였다. 타의에 의한 스트레스는 결국 내가 어쩔 수 없으니 나만을 다스리려고 했던 것 같다. 덕분에 그래도 잘 지내고 있는 수준에 이른 것 같다. 최근에는 공연을 했다. 솔직히 말해 중도하차할 생각도 더러 있었고 스스로한테 만족스러운 공연은 아니었지만 과정 자체는 참으로 보람찼다. 음악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어찌..
쉰지 좀 됐다. 회복..이라기보단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시간을 물 쓰듯이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끔씩 있는 고마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막상 중요한 내 결정에 대해서는 많이 미루고 있다. 계속 지금처럼 살지 아니면 새로운 활로를 찾을지를 결정해야하는데 막상 대면하기 싫어서 미루고 있다. 아주 전형적인 나다. 이 시간동안에 조금은 이 전형적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는 생각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이 있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좋아하는 것을 좇으며 살아왔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여기까지 왔다. 다만 나를 태우면서까지 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해야할 지는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나는 행복하다'는 가설이 언제부터인지 반례들로 가득해지기 시작하니 나의 믿음에 안타..
'이래저래해서 쉬게 되었다.'라는 초입을 생각했지만 너무 삶의 무게에 찌든 직장인 같아 단도직입적으로 쓰기로 했다. '죽은 대학원생이 되기는 싫기에 쉬게 되었다.' 이번 주 월요일날 나는 응급실에 갔다. '입원했다.'도 맞는 표현이지만 응급실로 직접 차를 끌고 갔기에 이도 맞는 표현일 것이다. 매주 월요일 나는 미팅과 마주한다. 원생으로 살며 매주 미팅이 있는거야 흔하디도 흔한 일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목줄마냥 나를 죄여오고 있었다. 원인을 논하고 싶지도 않고 논제가 되어도 큰 의미가 없으니 이는 스킵하고 결과론적으로 바라보자. 누구들 미팅이 좋겠냐만은 최근의 나에게는 이 시간과 공간은 참 힘들고 공포스럽기만 했다. 부족한 내 자신을 마주하는 것이 자책감으로 돌아왔고 질책을 받을 때의 순간들이 내게는 무섭기..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여기서 끝을 맞이하면 그 순간에서야 사람들의 온정을 느끼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하고. 참으로 무책임한 이야기인걸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다. 그래서 난 반대로 생각해본다. 내가 멋지게 앞으로 걸어가고 있으면 그제서야 나는 사람됨을 느낄 수 있을까. 그런데 내 스스로를 휘감는 또 다른 질문은 '과연 나는 행복할 가치가 있는 사람인가.'라는 것이다. 난 멋지고 행복할 수 있는, 아니 최소한 그런 이야기를 품을 수 있는 존재인가. 아니라는 속삭임이 내게 들릴 때마다 나는 딜레마에 빠진다. 여기가 나의 종착역이기에는 너무나도 마음 아프지만 그렇다고 난 앞으로 나아갈 그럴 사람도 아닌 것 같다. 오늘도 그런 날이었다. 자면 또 나아질 것이라 믿어보지만 언제까지 정체되어 있는 이 도로에서만 ..
시간과 슬픔 속에 찌들어 있는 밤이다.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란 무책임한 생각이 나의 유일한 구원이니 이는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굴레 안에 있는 것 같다. 웃고 기쁘다가 또 슬프고 울 뿐이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지만 또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싶지만 이는 너무나도 불가한 일임을 느낀다. 사랑은 고사하고 나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일까. 행복해지고 싶지만 그러하지 못한, 그러할 수 없는 내가 너무.. 너무나도 아프다.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1)는 정말로 즐겁게 본 영화다. 외국에 여행 갔다가 방에 할게 진짜 없어 불법적인(?) 방법으로 봤었는데 끊기는 wifi 상황 속에서도 흥겨운 리듬에 취한 참 진한 영화였다. 얼마나 진했냐면, 마블 작품들 중에서 TOP 5를 꼽는다면 이견 없이 가오갤1은 꼭 넣을 것이다. 2편은 또 어떠한가. 1편의 아성에 조금은 묻힌 것도 사실이지만 가오갤만의 똘끼를 가득 보여준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거기에 우리의 영원한 아버지, 욘두까지. 내용이 어찌됐든 1편, 2편 모두 재미 있었던 작품은 확실했고 이를 마무리할 3편을 보는 내 마음은 기대감도 있었지만서도 아쉬움이 앞섰다. 오랜 친구를 이제는 보내줘야 할 시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 명 :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 플랫폼 : 닌텐도 스위치 본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꼭 플레이를 해보고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작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이하, 야숨)을 하며 즐겁게 플레이한 순간들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자세한 것은 본 리뷰를 참고. https://classic4love.tistory.com/2) 하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는 하이랄 대 탐험기, 야숨. 게임이란 세상 속에 온전히 나를 이입할 수 있었고, 이에 참 감사함을 느낀 작품이었다. 그래서 스위치를 살지 고민하는 주위 친구들에게 "야숨 하나만으로도 스위치는 충분히 사고도 남는다"라고 대대적 홍보를 하고 다녔다. 링크가 벽을 꾸역꾸역 오르고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게임은 즐거웠고, 내가 가는 곳이 곧 ..